
봉구의 짧은 견생을 보면
반은 유기견으로서
그 나머지 반은 우리 집에서
주인있는 견으로 살았던 것 같다.
봉구를 생각하면 마음이
쨘하다. 이내 눈물이 난다.
그럼에도 내가 봉구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는
봉구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다.
'너를 이토록 생각하면서
고마워해주는 주인이 있다.
봉구야 너 복받은 개다. 알지?'
우리 곁을 떠난
봉구가 이런 내 마음을
알 수 있으면 좋겠다.
봉구를 유기견 행사장에서 집으로
데려온 날
봉구의 비주얼이 별로여서
내 곁에 오는게 싫었다.
봉구의 첫 인상은
한마디로
볼품이 없었다.
그래서 피해 다녔다.
그런데도 봉구는
끈질지게 나를 따라 다녔다.
'저리 가 앉아~ 우씨'
몇번을 타일러 말했더니
쇼파 귀퉁이에 자리를 잡는다.
봉구에게 배변훈련을 시켰더니
한 두번만에 완벽 적응
울타리를 쳐놓았더니
울타리를 충분히 건널 수 있을텐데
그 앞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다.
봉구한테 간식을 주고
장난삼아
입에 물고 있는 간식을
뺏어도 그냥 있는다.
혼내면
바들바들
집에 온 손님들이
우리 집에
개가 있는지 모른다.
쥐 죽은듯
침대밑에 들어가
숨소리도 안내고 있으니까
손님들이 가면
비로소 나온다.
외부인을 향해
짖거나 으르렁 대기는 커녕
도망가기 바쁘다.
평소보다 더 조용해진다.
'야~ 넌 집을 지키는
개의 본분을 모르니?'
봉구는 그랬다.
동물의 본성을
잃은건가 싶을 정도였다.
이빨은 몇 개쯤 없고
(왜 없는지 모른다.)
치석이 엄청났다.
심장사상충에 걸려
치료를 했다고는 하나
심장이 안 좋았다.
피부도 문제가 있었다.
털은 푸석대고
온 방에 날렸다.
꺼벙이 처럼 몸 구석구석
털이 빠져 있었다.
사슴같이 다리는 길고
몸이 야위었다.
시골집 마당에나
묶여있을법한
누렁이 같은 스타일
인기가 없어서
우리집에 오기까지
1번의 파양을 겪고
1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여러 임시보호자와
동물병원을 전전했다고 들었다.
봉구는 유기견으로
사는 동안 꽤나
힘들었던 것 같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
잘못한 것도 없는데
혼날까봐 노심초사
깜짝깜짝 잘 놀라고
공격성이란 아예 없는
그런 순한 개
봉구는 그랬다.
처음엔 내가 피해다녔지만
집에 온지
1주쯤 지나자
봉구는 나의 단짝
친구가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착한 개라는
타이틀을 줘도
되는 봉구
봉구스토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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