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의 하프 마라톤 도전기3
내가 마라톤을 하게 된 계기는 이렇다.
내 나이 50초반이다.
나의 윗 세대 어르신들이 나이 들어
요양원에서 쓸쓸히 고독하게
지내시다 돌아가시는 것을
자주 봤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 오셨고
그 누구보다 자식을 위해 헌신하시고
그 누구보다 못살던 시절 악착같이 절약하면서
자신만의 유익이나 즐거움보다는
죽어라 일을 하느라 가족을 챙기느라
치열하게 살아오신 분들 아닌가
그런 분들이
요양원에 덩그러니 누워 계시니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이 몰려왔다.
요양원에서의 삶은 어떠할까
TV는 늘 켜져 있고
해는 떴다가 져도
지금 몇시인지 모르겠고
아무런 할 일도 없고
배가 고프지 않아도
삼시 세끼를 먹어야 하고
찾아오는 이들의 발걸음은
점점 줄어들고
오늘이 월요일인지 토요일인지
또는 설날인지 추석인지
추운 겨울인지 더운 여름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곳
아무도 말을 하거나
웃음소리 들리지 않는 곳
적막감이 맴돌아 숨은 막히는데
그렇다고 다르게 뮐 할 수도
없는 그런 공간
그런 공간에서 사는 것이
요양원의 삶이더라
그분들에게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된다.
'오늘 조금 춥죠?'
'잘지내시죠?'라는
일상적인 말을 건넬 수가 없다.
그분들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어 그저 지긋히 손을
잡아 드리는 정도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건강해야 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리고 우연히 길거리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내가 아프면 내가 아픈 것이야 차지하더라도
가족들은 무슨 죄인가
한참 일을 하고 있는 자녀들은
얼마나 힘들 것인가
100세를 살 수있는 이 시대
말하자면 건강관리는 나의 의무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즐거운 의무, 기꺼히 하고 싶은 의무
그러나,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해도
60이 되고 70이 되고 80이 되어도
쭉 건강하게 지낼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다.
최소한 노력만큼은 하고 싶다.
그래야 내가 아프더라도 가족들에게 덜 미안할 것 아닐까?
그래서 오늘 낮에 4킬로를 달렸다.
운동하기 싫어서 몸서리가 쳐졌지만
이러한 동기가 있는 한 난 멈출 수는 없었다.
'일이 밀려 있는데
운동할 시간에 일이나 하는게 좋지 않을까?'
그러나 달리면서 생각했다.
'운동 1시간해서
그간 밀린 일이 싹 정리가 되진 않을 텐데
걱정 할 일이 아니다~'
눈물겨운 나의 하프 마라톤 도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