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코
지은이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아쿠타가와 류노스케(1892~1927)은 도쿄에서 출생한 일본 소설가이다.
'코'는 그의 단편으로 10분만에 읽을 수 있는 짧은 내용의 소설이지만, 그 여운은 오래 가는 훌륭한 작품이다.
내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타인이 알지 못하도록 철저히 위장하고 싶은 인간의 심리
방관주의자의 이기주의, 타인의 시선....
작가는 이러한 인간의 내면을 사실적으로 섬세하게 묘사한다.
'코'를 비롯해 몇몇 단편소설을 읽다보면 사람들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천재적인 작가라고 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수 있게 된다.
류노스케의 글은 역동적이고 힘이 넘친다. 마치 글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다.
방관주의자의 이기주의
이 책은 기다란 코를 가진 스님의 이야기이다.
스님은 자신의 코에 대한 고민이 떠난 적이 없지만 겉으로는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지낸다. 그것은 승려의 몸으로 코 따위에
신경을 쓰면 안된다고 생각한 것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코에 신경을 쓴다는 것을 남들이 아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스님은 기다란 코로 인해 밥을 혼자 먹을 수 조차 없는 불편한 상황이었기에 코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백방으로 알아보고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는 코를 줄이는데 성공한다. 그런데 스님의 기쁨은 잠시였다. 스님의 줄어든 코에 대해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오히려 전보다 더 함부로 웃기까지 했다.
스님은 나날이 기분이 나빠졌다. 인간은 누구나라도 타인의 불행을 동정하지만 그 사람이 불행을 극복하게 되면
그것을 바라보던 사람들이 웬지 섭섭한 마음이 된다. "방관주의자의 이기주의" 인간의 모순된 감정인 것이다.
그러다 어느날 스님의 줄어든 코가 다시 긴 코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로서 스님은 다시 안심을 하는 것으로 이 책은 끝이 난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나만의 개성으로 똘똘뭉친 사람, 자기 주장을 솔직히 말 하는 사람,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과연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람은 불행한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때 우리는 행복한가?
책을 읽고나니 이러한 질문들이 머리에서 맴돌았다.
우리는 각자 그 해답을 갖고 있을 것이다.